독립기념일을 맞이하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외무부 장관
14.11.2022
독립기념일(11월 11일)을 맞이하여, 주한 폴란드 대사관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의 „서구 안보의 기반이 되는 폴란드의 독립성” 에 관한기사를 읽어 볼 것을 권합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서구 안보의 기반이 되는 폴란드의 독립성
폴란드 총리.
1918년 11월 11일 폴란드는 독립을 다시 쟁취했다. 러시아, 프로이센(옛 독일 북부의 주) 및 오스트리아 세 강대국이 합의한 결과로 폴란드 제1공화국이 무너진지 123년만의 사건이었다. 123년 동안 폴란드는 유럽의 지도에서 사라졌지만 폴란드인의 마음에서 폴란드가 사라진 적은 없었다. 123년간의 타국의 지배를 받으며 폴란드인은 자치권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했다. 자유를 위해 수많은 봉기를 일으켰지만 제1차세계대전에 돌입해서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국가를 재건할 수 있는 지정학정 정세가 형성되었다.
서구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든 폴란드인이 기본적으로 123년간 소멸과 부활을 경험한 폴란드의 역사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폴란드의 역사는 한때 주요국 중 하나였던 유럽 국가의 패망을 포함한다. 이 국가는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으로, 이웃국가의 공격과 압제에 시달려야 했다. 폴란드인만이 자유를 잃은 것이 아니라 리투아니아인과 우크라이나인도 마찬가지였다.
폴란드 제1공화국 역시 유럽에서 최초로 시도되었던 진보된 공화주의 국가였다. 서양 국가의 현대화는 강력한 중앙 집권적 국가를 의미했지만, 폴란드가 지향하는 국가상은 시민들에게 더 큰 자유를 선사하는 비중앙집권적 국가에 가까웠다. 단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제1공화국은 침략자의 잔인한 폭력으로 붕괴했다. 하지만 많은 국가와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합의체를 만들겠다는 제1공화국의 포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현대화에 대한 이 대안적 체제는 현대의 유럽연합에 귀감이 될 수도 있다.
폴란드는 11월 11일 독립기념일을 맞이한다. 1918년 11월 10일 폴란드의 독립에 가장 크게 기여한 유제프 피우수트스키가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날 제1차 세계대전이 종식되었다. 그러나 폴란드의 역사에서 이 사건은 투쟁의 시작에 불과했다.
그 후 2년간 신생국이었던 폴란드는 동서양 모두로부터의 위협에 직면했다. 혁명을 맞이했던 러시아도 독일도 폴란드가 독립 국가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920년 붉은 군대(Red Army)가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동시에, 독일은 폴란드를 임시 주로 지정하는 선전을 벌였다. 폴란드 제2공화국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유제프 피우수트스키의 군대는 볼셰비키의 맹공을 막아내고 폴란드뿐만 아니라 유럽 모두를 구했다.
과거 폴란드의 독립투쟁과 현재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투쟁은 놀라울 정도로 닮은 꼴이다. 푸틴의 정치선전 역시 우크라이나가 독립국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 사실상 우크라이나란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있다.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누구도 우크라이나가 승리를 거둘 수 있으리라 믿지 않았다. 폴란드의 100년 전 운명과 같이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누구도 가늠할 수 없을 듯했지만 이것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경험은 역사가 벗어날 수 없는 덫이 아님을, 그리고 강대국이 자유를 갈망하는 국가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역사는 수없이 역사적 다윈주의 지지자가 틀렸음을 입증했다. 폴란드의 지정학적 위치가 불행의 씨앗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를 오히려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눈 앞의 위험을 인식하였기 때문에 폴란드인은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일종의 감각, 즉 직면한 과제와 위협을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는 신중한 분별력을 갖게 되었다. 폴란드가 러시아의 제국주의 부활을 경고했던 첫 번째 국가였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수백 년 동안 폴란드는 느슨해지는 법을 익히지 않았다.
조금도 방심하지 않는 경계심을 갖고 폴란드는 독립을 진행 중인 과정으로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의 3%를 보안에 지출한다. 러시아 송유관(노드스트림)과 러시아의 국익을 견제하기 위해 발트해 송유관을 구축한다.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구축에 투자한다. 오늘날 독립이란 많은 전선에 대한 고려를 필요로 한다. 국경 보호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 폴란드는 미래 세대의 폴란드인을 위해 독립을 수호할 책임감을 느낀다.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동부전선에 위치한 리더로서, 폴란드는 동부전선을 수호한다. 서양 국가는 100년 전 그랬던 것처럼 폴란드를 신뢰해도 좋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본 글은 국립기억연구소 및 폴란드 국립재단과 함께 수행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폴란드의 월간 Wszystko Co Najważniejsze”에 동시 게재되었다.